요즘 나는 나를 이해하기가 힘들다.25년 넘게 함께 살아온 남편이 왜 저렇게 말하는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전엔 그냥 넘겼던 일들이 이제는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괜히 서운하고, 괜히 민감해진다. 그러다 또 미안해진다.감정의 파도는 조용한 날도 없이 밀려온다. 어느 날은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또 어떤 날은 나 자신이 너무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그냥 나 혼자 있고 싶다”, “어디든 떠나고 싶다”,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나만을 위해 살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혹시, 나만 이런 걸까? 아니, 어쩌면 이것이 ‘갱년기’라는 시간의 얼굴일지도 모르겠다.몸은 예전 같지 않고, 마음은 더 예민해지고, 그동안 ‘엄마’, ‘아내’, ‘딸’,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꽉 채워져 있던 내 삶이,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