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탈리아 북부 여행(밀라노-코모-벨라지오-시르미오네-돌로코미)

phillymomlife 2025. 7. 8. 21:37

✈️ 6월 6일 (금요일 밤) – 뉴왁(Newark) 공항 출발

여행은 가끔 이번처럼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번여행은 그냥 비행기표만 사두었다. 안사두면, 여행을 못갈거 같에서....드디어! 6월6일 금요일 밤 11시, 뉴왁 공항, 우리가 기다리는 gate가 에어 프리미엄이랑 가까운 gate에 있는지, 여기저기 한국행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방의 공간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언어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생긴다.

푹 자고 싶어서,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 맥주 한 잔을 주문해서 시원하게 마셔뒀다. 우리는 중간에 리스본 공항을 경유해서 이탈리아로 들어간다. 드뎌 비행기 탑승! TAP Air Portugal(포르투갈 항공)은 생각보다 깔끔했고, 저녁과 아침이 모두 제공되었다. 담요와 베개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 쾌적한 7시간 비행이 가능했다. 기내식으로 나온 파스타는 생각보다 맛있었고, 영화 한 편을 보다 잠들었다.                                                                                                                                                                                     

                                                                                       


🛬 리스본 공항 도착!

리스본 공항은 유럽 공항 중에서도 비교적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난다. 도착하자마자 들른 곳은 프랑스 베이커리 체인인 Paul(폴). 여기에서 크루아상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에스프레소가 기본인 유럽에서는 아메리카노조차 굉장히 진하다. 결국 물을 타서 마셨다. 😅

공항 안에 위치한 건강식 브랜드 *Go Natural(고 내추럴)*에서는 초밥 하나를 사 먹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밥이 고슬고슬하고 신선했다. 리스본 공항에서의 짧은 대기 시간이 꽤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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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7일 (토요일) – 밀라노(Milano) 도착 & 두오모 광장(Duomo di Milano)

이탈리아 북부의 패션과 상업의 중심지인 밀라노에 드디어 도착했다.

숙소는 Hotel Royal Falcone. 위치는 괜찮았지만, 방은 전반적으로 작았다. 엘리베이터 조차도 우리식구 4명이 틈없이 서있어야 탈수 있는..아주 작았다는....  3층 방은 습기와 약간의 냄새가 있어 조금 아쉬웠다. 1층 방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

주차는 미리 예약하지 않아 스트리트 파킹을 해야 했고, 오전 8시 이후에는 근처 유료 주차장으로 옮겨야 했다.

하지만 이런 번거로움도 잊게 만든 건 바로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의 풍경. 고딕 양식의 걸작인 *두오모 성당(Duomo di Milano)*은 정말 장엄했다.

저녁은 근처 유명하다는 피자가게로 GoGo!

호텔 조식도 간단하지만 신선하고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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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먹은 유명하다는 피자가게. 그리고 호텔 조식


🚗 6월 8일 (일요일) – 벨라지오(Bellagio) & 레코(Lecco) 시도, 그리고 Hotel Giardino 도착

이날은 코모 호수(Lago di Como)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벨라지오 마을과 레코를 둘러보려 했지만, 주말이라 주차 전쟁이 심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결국 포기하고 다음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시르미오네(Sirmione)에 위치한 Hotel Giardino.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는 호텔까지 가는 거리 내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ZTL), ZTL 이 풀리는 8시까지, 외곽에 있는 *Grifo Parking(그리포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작은 전기차 셔틀을 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방은 전체적으로 소박했지만, 호텔이 위치해 있는 장소가 워낙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해서 아주 맘에들었다. 단지,  TV가 장롱 위에 있는 점은 꽤 인상(?) 깊었다.ㅎㅎ

저녁은 Ristorante Alla Scala에서 먹었는데, 기대보다 맛은 평범했고 직원들도 다소 무뚝뚝했다. 그래도 식사 후, 해변을 따라 저녁 산책을 하며 지는 해를 바라본 건 무척 낭만적이었다. 밤늦게 찾은 *Jamaica Beach(자메이카 비치)*는 이미 문을 닫았지만, 그 고요함마저 좋았다.

호텔(Hotel Giardino) 입구, 시르미오네 가는길 호수, 저녁으로 먹은 파스타(Ristorante Alla Scala)
호텔(Hotel Giardino) 방 내부, 시르미오네 호수


🏖️ 6월 9일 (월요일) – 아침의 자메이카 비치, 그리고 돌로미티로 출발

아침 일찍 다시 찾은 Jamaica Beach는 정말 아름다웠다. 맑고 투명한 물, 부드러운 자갈 해변,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움직이는 작은 도마뱀들. 사람들이 많지 않은 시간대라 더욱 평화로웠다.

그 후 우리는 *돌로미티(Dolomiti)*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해변길로 가기 위해 중간에 들른 *Torri del Benaco(토리 델 베나코)*는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웠다. 이동중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긴장감 넘치는 좁은 산비탈 골목운전은 절대 못잊을것 같다. 😅

점심은 *Venturato Caffè(벤투라토 카페)*에서 피자를 먹었다. 간단했지만 갓 구운 피자의 바삭함이 인상적이었다. 오후엔 *Lago di Garda(가르다 호수)*에서 강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갔다.

이날 숙소는 에어비앤비(Airbnb). 전원마을 한가운데에 위치한 집은 깔끔하고 조용했으며, 바로 옆 마트까지 걸어서 다녀올 수 있어 편리했다.

자메이카 비치, Torri del Benaco, Lago di Garda


🏞️ 6월 10일 (화요일) – 카레르 호수(Lago di Carezza)와 알프스 산책

느지막히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빵과 커피를 사왔다. 집 주변은 마치 엽서 속 알프스 마을 같았다. 이국적인 목조 주택과 맑은 공기, 초록이 가득한 풍경.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이날의 목적지는 Lago di Carezza(카레짜 호수).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물, 그리고 멀리 보이는 눈 덮인 돌로미티 알프스. 호숫가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마음이 환히 정화되는 듯했다.

이후 *Soprabolzano(소프라볼차노)*로 향했는데, 우리가 애써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르는 동안 케이블카 하나면 바로 올라갈 수 있었던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이미 티켓이 있었기에, 결국 케이블카를 타고 한 번 더 오르락내리락하며 전경을 즐겼다.

저녁은 독일식 음식점에서 스테이크와 소시지, 그리고 맥주. 고된 하루 끝에 따뜻한 음식과 맥주는 최고의 위로였다.

숙소 동네 마을, Lago di Carezza(카레짜 호수), 독일 정통 음식점


⛰️ 6월 11일 (수요일) – 오르티세이(Ortisei), 세체다(Seceda), 산타 막달레나(Santa Maddalena)

아침 일찍 Ortisei(오르티세이)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Seceda(세체다) 전망대로 올랐다. 올라가자마자 펼쳐진 돌로미티 산맥의 파노라마는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위엄이었다.

오후에는 동화 속 그림 같은 풍경으로 유명한 Santa Maddalena(산타 막달레나) 마을로 이동. 한참을 올라가 도착한 그곳에서 푸른 초원과 작은 교회, 설산이 어우러진 완벽한 풍경을 만났다.

저녁은 작은 마을 식당에서 해결하려 했지만, 주문 받기까지 무려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참다 못해 따지러 갔었지만, 서비스 와인과 서비스 음식, 친구같은 친근함에 반해, 결국 따지고뭐도 없이 이탈리아 동네 인심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음식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도 완전 친절하다. 

오르티세이(Ortisei), 세체다(Seceda), 산타 막달레나(Santa Maddalena), 동네 식당


💧 6월 12일 (목요일) –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와 호수 투어

이날은 네 개의 호수를 둘러보는 일정. 그중 마지막에 찾은 *Lago di Braies(브라이에스 호수)*는 단연 최고였다. 에메랄드빛 물과 둘레를 둘러싼 산, 고요한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이었다.

하루 종일 차를 타고 호수를 돌아다녔지만, 풍경은 지루할 틈 없이 계속 감탄을 자아냈다. 가는 길마다 이탈리아 북부 특유의 목가적인 마을과 자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와 란드로 호수, 미주리나 호수, 도비아코 호수


🚙 6월 13일 (금요일) – 마지막 벨라지오 도전 & 귀국길

여행의 마지막 날. 필라델피아로 돌아가는 가족들과 나는 각자의 길을 향했다. 비행 전 여유 시간이 남아, 일요일에 주차를 못해 포기했던 *Bellagio(벨라지오)*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주차에 성공!

고즈넉한 호숫가 마을을 걷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이 여행의 끝을 마음속에 담았다. 이별을 앞둔 풍경은 어쩐지 더 아름다워 보였다.

Bellagio(벨라지오), 꼬모


🧳 6월 14일 (토요일) – 귀국 후의 여운

모든 짐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향한 날. 짧지 않았던 이탈리아 여정의 기억들이 비행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

눈 덮인 돌로미티, 투명한 호수, 바람 부는 가르다, 그리고 벨라지오의 석양.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이 기억들이 오래도록 나를 따뜻하게 지켜주기를 바라며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