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들꽃이라 부름을 용납하라
허한 마음 길 없는 벌판에서
반짝이는 꽃잎의 노래를 들었지
어느 바람에 날려 왔을까
어느 비에 뿌리 내렸을까
새들은 너에게 말을 걸까
나비는 너에게 입 맞출까
벌은 또 다른 꽃잎의 소식을 말해줄까
물어도 무심한 듯 흔들리는 너를,
내가 그 이름 찾아 부른다한들
그 또한 누군가의 마음에서 나온 것
들에서 만나서
그저 들꽃이라 불러도
하늘 아래 공기와 깊은 대지의 기운으로
너 한 송이 피어난 꽃
흐르는 구름도
흘러 내게 향기를 전하는 바람도
너를 들의 꽃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므로,
어여쁜 너,
들꽃이라 이름 부름을 나에게 허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