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디지털 액자 하나가 생겼습니다. 서랍 속, 혹은 휴대폰 메모리 구석에 잠자고 있던 사진들을 하나둘 옮겨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액자 하나가 제 일상을 참 많이 바꿔놓네요.
요즘은 온종일 액자 주변을 서성이게 됩니다. 예전 같으면 '찍어두길 잘했다' 정도로 끝났을 사진들인데, 거실 한 켠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제 기억은 어느새 그 사진 속 장소로 이동해 있습니다.
사진 속 아이는 이제 다 커서 학교를 졸업하고 의젓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액자 속에서는 여전히 호기심 가득한 눈을 한 어린아이네요. 찬찬히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아, 이때 우리 아이가 정말 행복했구나.' '이때는 조금 슬픈 표정이었네...'
그 시절엔 왜 아이의 마음을 더 깊이 읽어주지 못했을까요? 무엇이 바빠서 그 투명한 감정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쳤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기도 합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작은 몸을 부서지도록 꽉 안아주고 싶습니다. "네 마음이 이랬구나"라고 말하며 더 많이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비록 시간은 흘러갔지만, 오늘 저는 액자 속 아이와 다시 만나 화해하고 사랑을 전합니다. 디지털 액자가 제게 준 뜻밖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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