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눈빛으로 말하던 시절〉

phillymomlife 2025. 7. 6. 16:55

지나치게 선정적이라,
과하다고 평가받는 그 영화를
오늘 나는 다시 봤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대사는 말이 아닌,
눈빛이었고
표정이었다.
몇 번을 보았어도
기억에 남는 건
긴 대사 한 줄보다
한 번의 눈짓,
묘하게 흔들리던 얼굴의 결이었다.
문득 생각했다.
나의 일상도
그렇게 눈빛과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을까?
어렸을 땐 그랬던 것 같다.
말보다 빠르게 웃고,
화나면 눈부터 먼저 변하던 시절.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속 짧은 문장,
표정 대신 이모지 하나.
감정은 텍스트로 번역되고
온기는 화면 너머로 사라진다.
나이가 지금보다 더 들고,
삶을 천천히 돌아보는 어느 날엔
어릴적 순수하고 솔직했던 내 눈빛과 표정이
어디선가 다시
내게 말을 걸어올 것 같다.
그때야말로,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 Will and Harper" 를 보고나서...  (7) 2025.05.29